[Poem] 해의 기억
위로 흐르는 빗물 손가락 사이로 되스미는 모래 너와 내가 만드는 화음은 우주로 넓게 천천히 순식간에 퍼져 찰나와 영원은 하나 맑고 둥근 호수가 있어서 수면 아래를 들여다보았어 고개를 더 아래로 아래로 심연 너머에 입술이 닿을 때까지 그렇게 헤엄쳐 간곳엔 깜깜한 하늘밖에 없었어 그 정적 속에 발을 헛디딜까 네 옷자락을 잡고 떨었던 기억이 있어 호수 아래 그 기억이 있어 그 때 네가 뭐라고 했는지 들리지 않았어 미소짓는 네가 나를 껴안고 떨어진 어둠속엔 그곳엔 소리가 없어 이젠 내게 귀가 없어 모든 것이 울어대는 정적 우리가 아직 두 명의 꼬마였을 적 이야기
2020.01.05